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보급률은 세계1위, 인터넷 호스트는 543만여개로 세계3위이다.
하지만 화려한 외형에 비해 인터넷상의 콘텐츠는 외국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다. 도로는 잘 만들어 놓았는데 달릴 차량은 부족한 것이다.

특히 대형포털의 독점 양상이 심화되면서 창의성이 돋보이고,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쓸만한 콘텐츠가 사라지고 하향 평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의 절대강자인 네이버의 2006년 매출은 5734억원, 영업이익은 2296억원이었다. 하지만 네이버에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업체들은 '말하기 창피한' 수준을 받고 있고, 심지어 이름을 알리는데 만족하고 공짜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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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검색기능을 담당하는 외국포털과 달리 국내 포털은 데이터를 자사 사이트에 집적하여 '성'을 쌓아가고 있다. 우리 포털의 검색은 학술적이고 체계적인 정보 검색보다는 네티즌이 순간적으로 몰리는 연예, 뉴스, 실시간 검색어 등을 신속하게 제공하는데 우선을 두고 있다.
 
문어발처럼 사진, 여행정보, 요리, 도서, 어린이, 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한 정보를 제공하여 콘텐츠 제공업을 운영할 기회마저 박탈하는 독과점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포탈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불공정거래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영상 거래의 계속성 확보를 위해 포털의 부당한 조건조차도 거부할 수가 없는 콘텐츠 제작업체들로서는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트래픽과 매출 집중, 불공정 관행 등의 문제점은 아웃링크 활성화로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따라서 공정위조사와 별도로 인터넷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포털사이트의 트래픽의 일부는 본래의 콘텐츠 제공업체 사이트로 연결하도록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 방송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외주제작비율을 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울러 포털이 '펌'행위로 이루어지는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적극적인 시정에 나설수 있도록 '펌' 행위에 대해 유형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저작권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인터넷콘텐츠 제작 업체들은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를 설립,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고 포털과 업계가 동반발전할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공동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콘텐츠업체 회원사들로 이루어진 허브사이트를 구축, 새로운 마켓을 만들어 포털의 독점을 완화하는 한편 개성있고 다양한 콘텐츠가 유통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구상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연방 예술 프로젝트(Federal Art Project)를 실시, 예술인들에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후에 미국이 세계미술의 중심무대로 우뚝설 수 있었던 바탕이 된것과 마찬가지다.

공정위의 포털 조사와 콘텐츠 업체들의 자구책 마련 등 일련의 움직임은 국민들의 삶에 필수 불가결한 인터넷공간이 건실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국민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보고 즐기며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미래전략산업인 콘텐츠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관련부처의 제도개선이 뒤따르길 소망한다.   머니투데이('07.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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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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