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문국현 후보에게 많은 호감을 가졌었다. 범여권의 대안으로 마땅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문 후보가 역량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했고.

하지만 불행하게도 온라인상의 돌풍에도 불구하고 정치초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람중심 진짜경제”의 내용은 좋으나 이것을 국민들에게 설득해 내는데 실패했다. 문 후보 쪽에서는 기성 언론이 무시해서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문 후보에게는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동원 경선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심은 신당에 싸늘해져 가는데 문 후보는 오히려 경선에서 떨어진 친노 후보군의 세력을 안기 위한 제스처와 함께 노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성정치권을 혹독하게 비판해 왔던 모습에서 갈지자 행보로 비치면서 문 후보도 별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각인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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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논란이 가열되는 와중에 이회창 후보가 예상치않게 출마하면서 자연스레 관심권에서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민주신당과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양자의 대결구도가 형성 되었고...

이 와중에 문 후보의 선택은 재빨리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시작했어야 마땅했다. 토론을 통해서 본인의 비교우위를 보여준다면 여론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 정동영 후보를 지원하여 승리할 경우 연합정부를 세우고 내년 총선에서 일정 지분을 약속 받는 것이 최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 후보는 정동영 사퇴를 요구하고 단일화 논의 자체를 거부해오다가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거센 단일화 압력으로부터 마지못해 단일화 협상은 시작되었지만 TV토론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단일화는 결렬 되었다. 개혁세력이 재집권하는데 자신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단서와 함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TV토론이 어렵다는 것은 예견된 일 이었다.

문 후보를 보면서 명분과 좋은 내용을 가지고도 김근태 의원이 항상 한 템포 느린 결정으로 정치적 실패를 했듯이 아마츄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단일화를 빨리 하시길 바란다. 여러차례 지적한대로 검찰의 수사도 문국현 후보와 민주당을 포함한 개혁진영이 단결해 있고, 이번 대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무 자르듯 이명박 후보의 혐의 없슴을 발표하지 못했을 것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믿지 않는 국민이 50%이상 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이명박 후보가 40%대 지지율로 회귀하는 것은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단일화를 하지 않는 것은 기득권층의 이익을 공고히 하고자 하는 부도덕한 세력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선거를 헌납하는 모습의 다름 아니다. 단일화를 하고 의문투성이인 BBK, 다스 등 이명박 의혹을 계속 파헤쳐 간다면 관련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 증언과 자료가 추가로 나올 수도 있겠지만 분열되어 있으면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자세한 정황을 알 수 없지만 에리카 김이 추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것도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민주정부 10년의 성과가 훼손 되고 국정이 퇴행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문국현 후보가 계속하여 선거운동을 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년 총선도 분열되어 치러서는 안될 일이고 사람과 조직, 돈이 없는 문국현 후보 진영이 총선을 기약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Posted by 황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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