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의원이 자신의 블로그 "소통과 반응"에 쓴 글 입니다. 

현재의 대선 상황이 정치퇴행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 대선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리해야 할 이유를 "싸워 이겨 얻어낸 가치, 지켜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부패하면서 유능한 사람은 없기에" "민주주의 강화 흐름에 대한 역류는 없기에" 설명하고 있습니다.

공감하는 내용이기에 옮겨 싣습니다.


우리는 이긴다. 이길 수밖에 없다. 
먼 훗날 역사 앞에 바로 서기 위해 우리는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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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최재천-
 
언제나 희망을 말하기 전에 현실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이성복 시인의 옛 구절을 빌자면,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픈 것을 모르는 상태다.  

아니다. 정치인만 그렇다. 서민과 중산층, 빈민들은 아픔을 느끼고 있다. 진정한 문제는 고통의 근본적 치유가 아닌 ‘모르핀’에 목숨을 기대려 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지금 기대려는 ‘모르핀’은 더욱 심각한 사회적 질병을 일으키는 치명적 병원(病原)이다.  

법질서 파괴 정치인과 포퓰리즘이 공동체를 파괴한다 

모두 알고 있다. 주거, 교육, 일자리, 노후 문제 등 삶의 전반에 걸친 사회경제적 일극화가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고 있다. 이 증상에 대한 치유방안은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범법, 위법, 탈법을 하찮게 여기는 정치인과 그의 대중영합주의다. 이 치명적 질병의 구체적 예후는 공동체의 파괴에 있다.

시민들은 무감각하다. 사회의 통각기능을 담당하는 언론과 지식인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삶을 팍팍하게 만든 우리가 미운 것이다. 그 미움 속에서 ‘거짓 희망’은 대세를 유지한다. 현실을 진단하면 할수록 희망은 회의적이다.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패배주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희망은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종국적으로 파괴할 ‘가짜 희망’을 거부하고, 창조적 반성을 통한 ‘진짜 희망’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오지 않는다. 그러기에 ‘우리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쓰는 지금, 위기 속에서 희망을 퍼 올리는 지금, 이것은 각오이자 독려다.

부패하면서 유능하다는 말의 유일한 뜻은 사술(邪術)의 일상화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승리는 바로 이 때문이다.  

첫째, 국민은 부패세력의 반동을 반드시 용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패하면서 유능한 사람은 없다. 부패하면서 유능한 집단 또한 단연코 없다. 그때의 유능은 필경 사술의 결과다. 부패는 사회와 사회구성원의 삶을 망가뜨린다.  

IMF는 정부와 기업, 은행의 구조적 부패로 인한 결과물이다. 나 살자고 남 죽이는 부패, 왜곡된 구조 속에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부패, 이 모두가 ‘공공의 적’이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이 부패하지만 유능하다고? 부패하지만 유능하다는 말의 유일한 의미는 이전보다 더 큰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뜻에 불과하다. 사술의 일상화를 의미한다.

둘째, 우리에게는 싸워 이겨 얻어낸 가치, 지켜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긴다. 우리는 군부독재, 국가폭력에 맞서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신장을 만들어낸 세력이다. 우리는 항시적 병영국가 태세의 근본원인이 됐던 대북냉전과 대결구도를 깨뜨리고 화해와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연 주역이다. 우리는 관치경제, 시장독점의 근본원인인 정경유착을 없앤 세력이다. 우리는 우리가 싸워 얻어낸 가치를 더욱 발전시킬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민주적 공화주의의 완성, 평화체제 확립, 공정한 시장경제가 바로 우리의 소명이다. 소명으로 인해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소명이 부여된 자에게 승리도 부여된다.

민주주의의 강화 흐름에 대한 역류는 없다. 

셋째, 우리의 승리는 역사의 흐름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것이다. 물론 4.19 혁명 이후 박정희 쿠데타는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反動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와 현재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파 정치학자들의 말을 인용한다면, 소득수준 5천 불 이상의 나라는 민주주의를 할 수밖에 없다. 1960년 당시 대한민국의 일인당 GNP는 80불 수준이었다. 민생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절차와 투명성과 권력분점을 기초로 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反逆이 성공할 수는 없다.

넷째, 일자리․주거․교육․노후문제 등에 대한 공포가 만연된 시대를 해소하려는 의지와 방법을 찾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의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긴다. 21세기 한국인들에게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줄 수 있는 유의미한 정치세력은 우리뿐이다.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시장사회’가 4대 불안으로 인한 공포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로지 ‘공정한 시장경제’, ‘사회경제적 기본권 강화’만이 시민들을 해방시킬 수 있다.

다섯째, 우리의 승리만이 지역주의의 재발흥 가능성을 막기 때문에 이긴다. 생각해보자.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지역주의, 저항적 지역주의, 이익추구 성향의 지역주의 등, 현재의 구도는 지역주의의 재발흥 가능성을 짙게 하고 있다. 합리적 진보세력과 개혁세력을 한 축으로 하는 양강 구도 마련만이 몰상식적인 지역주의를 궁극적으로 탈피할 수 있는 길이다. 우리의 승리는 한나라당의 양심적 보수세력과 진정한 애국주의 세력의 당내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다. 현재의 지역구도 내에서 이번 대선의 의미를 구축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 우리 사회의 재도약을 위해선 ‘독점의 해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긴다. 특정대학의 자원 독점, 재벌의 시장독점, 각종 고시합격자의 특권 독점, 극우보수 언론의 공공영역 독점 등은 지금 대한민국의 재도약의 장애물이다. 이제 철저한 반성을 통해 공공의 이익에 대한 복무라는 초심을 찾아가는 우리만이 독점이라는 장애물을 걷어내고 대한민국을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는 세력이다.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 ‘진짜 희망’을 외치자 

우리는 이긴다. 이 많은 이유 때문에, 그리고 많은 소명 때문에 이긴다. 훗날 역사 앞에 당당하게 설 동지들이 이제 일어설 것이기 때문에 이긴다. 동지들은 이제 소명을 가지고 움직일 것이다. ‘가짜 희망의 위험성’과 ‘창조적 반성을 통한 진짜 희망’의 차이를 사방에 알릴 것이다. 언론과 지식인들의 ‘침묵의 카르텔’을 넘어 세 번째 승리를 위해 나가자. 앰프와 스피커가 없다면 백 명, 천 명이 입을 모아 외치자.  

‘진짜 희망’이라는 대안을 내세우자. 그것이 우리의 소명이고, 우리는 통합과 협동과 헌신 속에서 제17대 대선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 이 글은 정동영 후보 대변인이라는 신분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당원으로서 대선을 앞두고 동지들을 부르기 위해 쓴 글입니다.

원문 바로가기 http://www.e-sotong.com/blog/blog_view.asp?B_BNUMBER=11130700002031220847

Posted by 황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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