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야.. 코미디 !


김경준 씨가 환하게 웃으면서 입국하는 장면을 보면서 느끼는 심사다. 공항에서 입장을 달리하는 두 세력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무엇이 수갑을 차고 호송당하는 죄인을 수많은 카메라 앞에서 저토록 당당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나는 5년 전 대통령선거를 마지막으로 아 이제 비로소 우리가 선거다운 선거를 치를 수 있겠구나 하는 진한 감동과 희망을 느꼈다. 


"국민이 대통령 입니다"“참여정부”라는 명칭이 그냥 생긴게 아니었다. 군사정권 시절과는 또 다른 형태로 돼지저금통을 털고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열성적으로 자원봉사 하던 수 많은 사람들이 생겨났기에 다음 대통령 선거는 선진 외국과 같이 축제와도 같은 선거, 정책과 비젼 중심의 선거가 가능하겠다는 기대를 가졌다.

더군다나 참여정부 초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역과 같은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서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고 정치자금 투명화까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참담한 정치의 퇴행


하지만 대선을 30여일 남겨놓은 현 상황은 참담하기만 하다. 정치의 퇴행을 목격하고 있다.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는 실종되거나 부정되면서 “차떼기”로 상징되는 막대한 정치자금을 쓰면서도 두 번의 낙선으로 정계은퇴를 했던 분이 느닷없이 출마를 선언하여 20% 가까이 지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가 한 두가지도 아니고 여러 가지 실정법 위반 혐의가 농후 하다는 것이다.


솔직히 어제 까지도 BBK, 다스, 도곡동 땅 문제 등 관련 의혹에 대해서 깊이 자료를 보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때가 되면 사실관계가 드러나면서 자연스레 내 머릿속에 정보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 사실여부를 떠나 중요한 것은 그 혐의들이 아주 구체적이고 실증적이라는 것이다.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적극적으로 의문들에 대해서 해명하기 보다는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 씨 입국을 방해하고, 수사 중인 검찰을 압박하면서 대통령선거일까지 시간을 벌려고만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다.


10년전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정치비자금 수사 유보와 같은 선례가 있으니 똑같이 처리되지 않겠는가는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상황이 너무 다르다. 오래 전부터 불거진 문제이고 구체적인 정황과 물증도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련 당사자의 진술과 계좌추적을 통한 현금 흐름만 파악하면 위법여부 확인은 가능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경향신문 김용민 만평


 이명박후보 당시 BBK 설립 언론 인터뷰

 이명박 후보는 BBK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정반대되는 인터뷰기사가 두 건이나 있으며 만들어진 명함도 있다. 인터뷰한 당사자를 불러서 사실 관계 확인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월간중앙 2001년 3월호 인터뷰 기사에서 이 후보는

“새로운 금융기법을 내가 익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를 하더라도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지난해 초에 벌써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 펀드를 묻고 있는 상태다. 그 자문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이 증권회사다. 그래서 설립한 것이다”

동아일보 2000년 10월16일 김경준 씨와 함께한 인터뷰 기사는


 이 대표가 꼽는 흑자비법은 아비트리지(차익) 거래. 미국계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 99년 초 연 수익률 120%대를 기록한 김경준 BBK 투자자문 사장(34)을 영입했다. 이 대표는 김 사장에 대한 기대가 몹시 큰 눈치다. “김 사장이 지난해 BBK 설립 이후 한국증시의 주가가 60% 빠질 때 아비트리지 거래로 28.8%의 수익률을 냈다”고 소개하면서 연방 김 사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한국금융시장이 외국인의 텃밭이 돼버렸어요. 우리는 일본 대만 자본시장에 진출합니다. 필요한 라이선스를 따 뒀습니다.”(김사장)


당시 비비케이를 자매회사로 소개한 엘케이이뱅크 홍보물에는 ‘이명박 회장’이라는 이름 아래 ‘BBK투자자문-LKe뱅크-e뱅크증권’이 나란히 적힌 명함 등도 만들어졌다. 또 김씨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에 엘케이이뱅크 계좌도 동원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 한겨레신문


외풍을 막아내는 검찰의 독립된 수사가 관건


방법은 단 하나다. 검찰이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수사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밝혀야 한다. 대선 막바지에 국민의 온 눈과 귀가 검찰에 쏠린 마당에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선거는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다. 삼성으로부터 검찰이 로비 의혹까지 받고 있기에 검찰의 명예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도곡동 땅 수사 발표 때처럼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로 애둘러 갈일이 아니다.


만약에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 후가 더 문제다. 대통령은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할 수 없다는 헌법규정에 따라 혐의에 대한 수사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 12월19일 대통령 당선부터 2월25일 취임까지 끊임없이 대통령 당선자의 실정법 위반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고 임기를 개시한다고 한들 그동안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등으로 낙마했던 이헌재 전 재경부총리, 이기준,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 등과 마찬가지로 높은 도덕적 잣대로 장관을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현직 대통령이 탈세, 주가조작, 부동산투기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은 국민의 힘을 하나로 응집시킬 수 있는 리더쉽을 발휘해야 하는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국정 수행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민란이 일어날 수준의 강력한 대응(?)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김경준 씨 송환으로 검찰수사가 대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두고 “조금이라도 그런 불순한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수천 수만 수십만이라도 군중이 동원되는, 여러 가지 수단으로 이를 저지할 것” “만에 하나 검찰의 정치공작적 태도가 있다면 민란이 일어날 수준의 강력한 대응을 해서...”라며 거의 검찰을 협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런 발언 이전에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박근혜 후보가 “불안한 후보” “철저한 규명”을 주장했지만 선거 막바지까지 이런 의혹을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대선을 검찰의 손에 맡긴 것부터 반성하기 바란다.


대통령 선거는 동네 반장선거가 아니다. 국가의 최고지도자,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원수를 뽑는 축제다. 두눈을 부릅뜨고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련다. 이방호 사무총장이 한말을 그대로 돌려드린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엄청난 국민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2007. 11. 17)

[동아일보]2000-10-16 05판 33면 1657자 경제 인터뷰 전문


이명박 "사이버금융에 승부 걸겠다"


정치인으로 변신했던 이명박(李明博·59) 전 현대건설 회장이 경제계로 돌아왔다. 사이버금융의 기본틀을 확 바꾸겠다며 증권중개회사 e―뱅크를 설립한 것이다. 98년 4월 선거법 위반 문제로 의원직을 반납한 지 2년 반만의 일이다. 주변에서도 “이명박이 결심했다니 뭔가 작품을 낼 것”이라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인터뷰 약속 시간도 이명박 스타일 그대로였다. 일요일인 15일 오전 7시반.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대표이사는 교회 예배시간에 맞춰 일어서기까지 2시간 이상 쉴새없이 말을 쏟아냈다.


“설립허가를 신청한 뒤 6개월만에 예비인가가 나왔어요.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이니 그동안 금융 신상품이 두 번은 나왔다 들어갔을 시간인데….”

이대표는 첫마디부터 기대만큼 주변상황이 빠르게 전개되지 않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대표는 왜 이 시점에 사이버 금융으로 새 승부수를 던졌을까.


“한국에 없는 새로운 시스템과 기법을 제시하고 싶어요. 그동안 한국금융은 전당포만도 못했다고 늘 이야기해 왔죠. 담보 잡을 곳은 못잡고 안잡아도 될 곳은 담보를 요구하고….”

이대표의 첫 목표는 ‘사업 첫해부터 이익내기’. 늘 그랬듯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꼽는 일이다.


“감독당국에선 ‘첫해 흑자’를 근거로 사업계획서를 냈더니 ‘현실적인 계획’을 내라고 하더군요. 2001년 말이면 누가 맞는지 드러납니다. 물론 통상적인 사이버거래에 치중하면 초기 투자 때문에 당연히 적자죠.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업을 벌일 겁니다. 현대시절에도 그랬지만 3, 4년 지나서야 흑자를 낸다고 생각한다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대표가 꼽는 흑자비법은 아비트리지(차익) 거래. 미국계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 99년 초 연 수익률 120%대를 기록한 김경준 BBK 투자자문 사장(34)을 영입했다. 이대표는 김사장에 대한 기대가 몹시 큰 눈치다. “김사장이 지난해 BBK 설립 이후 한국증시의 주가가 60% 빠질 때 아비트리지 거래로 28.8%의 수익률을 냈다”고 소개하면서 연방 김사장의 어깨를 토닥였다.


“한국금융시장이 외국인의 텃밭이 돼버렸어요. 우리는 일본 대만 자본시장에 진출합니다. 필요한 라이선스를 따 뒀습니다.”(김사장
)


이대표는 오랜 친구인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의 70년대 ‘낭인 시절’을 떠올렸다고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그때 고물 카메라를 들고 전세계를 떠돌았어요. 물론 관광지가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미래를 제시할 경쟁국의 산업현장을 찾았어요. 현대자동차도 단체 관광객 사이에 끼어 두 차례나 공장을 둘러봤어요. 오늘의 마하티르 총리를 만든 원동력이죠.”

이대표는 자신을 산업사회시절 ‘절반 이상’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디지털시대의 나머지 반쪽 승부도 치열하게 치르겠다는 마음이다.


이대표는 자칭 디지털사고 소유자다. 누군가가 전자우편을 하루에 얼마나 쓰느냐는 질문으로 자신을 아날로그형 기업인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대표는 그동안 ‘정치를 그만둘 것인가’라는 질문을 들어왔다. 그의 답변은 지금은 ‘정치 휴직기’라는 것. 꿈을 접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어떤 의미 있는 일로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사업이건 정치건 일단 시작하면 목숨만 빼놓고 모든 것을 걸겠다”는 그의 다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홍찬선·김승련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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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황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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