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후보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대선후보 출마, 단일화, 문 후보 지원 결정 지연이 연장선상에 있다. 숙고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서 초기에 결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으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단일화는 두 후보가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를 찾아서 세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단일화다.

공통분모에 대한 합의 없는 백의종군은 지지자를 설득하기 어렵다. 당선 후에 내가 지지하는 후보의 공약이 국정에 반영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지지자들은 단일후보를 지지한다.

지금처럼 공통분모에 대한 합의 없이 단일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것은 온전한 단일화가 아니라 단일화의 파기에 해당한다.

문, 안 양진영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부도덕한 정권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대의명분 앞에 나머지는 사족이다. 과정에서 서운함과 불합리함이 많았을지라도 4.11 총선 패배에 이어서 대선까지 실패하면 국민들만 불쌍해지는 것이다. 그 책임을 누가 다 질 것인가?

여의도 정치에 낯설은 사람으로서 당황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겠지만 다양한 사람, 다양한 세력의 이익을 분배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하면 한국정치가 지금까지 이렇게 오지 않았을 것이다.

5년 전 대선 말미에 가장 분개했던 말이 “정권 뺏겨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는 말 이었다. BBK를 비롯해서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전혀 보이지 않는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야권의 유력한 정치인이 뱉은 말은 참으로 무책임 했고, 지난 5년은 처참한 상황이었다.

지금 상황이 다시 그 말과 오버랩 되면서 안철수 전 후보와 겹쳐지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실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현 정권의 연장을 반대한다”는 본인의 말에 책임을 져야한다. 지난 1년간 국민들이 사랑은 공짜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Posted by 황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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